미국은 오랜 우방국이지만 정권에 따라 한미 관계는 냉온탕을 오갔습니다. 같은 보수 정권일 때보다 보수 대 진보 정권의 만남은 위태로운 상황을 동반하곤 했죠.


 

민관합동의 경제외교를 펼치다

2003년 보수 성향의 부시(George H. W. Bush) 대통령진보 성향의 노무현 대통령 때의 일입니다. 당시 IT버블 붕괴에 따라 미국, EU 등 주요 선진 경제권 경기는 침체국면에 있었으며, 아시아 맹주를 자처해 온 일본은 장기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수출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8~10%대에 이르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2001년 2%대로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설비투자와 수출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죠. 위기상황에서 경제계 지도자들은 어떻게 하면 미국과의 관계를 빨리 회복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그런데 선거유세 기간 중 “미국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 첫 번째 한국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공언한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자 미국 부시 정부와의 관계가 악화될까봐 경제계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때 재계는 한-미관계의 균열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와 손을 잡고 대대적인 대미 민관 합동 경제외교를 펼치기로 합니다.


제16차 한·미 재계회의 총회, 한·미 투자협정과 FTA 체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함 (2003.9.21)


먼저 한국을 방문한 부시 대통령을 초청전경련의 회장단과 원로자문단이 간담회를 갖고, 양국 간 동맹관계의 복원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어진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는 전경련 회장 및 주요 그룹 회장 등 31인으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파견하기도 했는데요. 한·미 간 안보동맹관계를 굳건히 하고, 경제사회 전반의 양국 간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 겁니다.


경제사절단은 방미활동의 초점을 한국의 안보와 경제와 관련한 미국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와 대한투자 확대 유도에 두었습니다. 우리 기업의 발전방향을 제시하여 미국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이러한 경제사절단의 방미활동은 북핵 등으로 야기된 안보불안 심리를 불식하고, 한·미 간 공조체제를 부활시켜 외국인의 투자불안 심리를 해소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비전을 설명하고 투자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 제고에 기여했습니다. 정부와 재계가 단합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인 것인데요. 



한-미 양국 재계 간 최상위의 협력 채널로 거듭나다

재계가 이렇게 뛰어난 외교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한·미 재계회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미 재계회의’는 1988년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양국 경제협력 및 유대강화를 목적으로 설립한 민간 경제협력체인데요. 1999년 무역협회로부터 한국 측 사무국을 인수받아 2000년부터 실질적인 대미 경제협력의 구심체로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과의 간담 (1987.4.23)


2002년 발생한 9·11 테러 때에는 한국 국민과 경제계를 대신해 위로를 전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던 것도 ‘한·미 재계회의’의 협력 파트너인 미국상공회의소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고 평가됩니다. ‘한·미 재계회의’는 이후에도 한미 FTA 체결,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 등에 기여하였으며, 양국 재계 간 최상위의 협력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양국 정부인사와 재계회의 위원 70여 명이 참석한 '제28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2016.11.10)


2013년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국 측 위원장을, 2012년부터 폴 제이콥스(Paul Jacobs) 퀄컴(Qualcomm) 회장이 미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요. 오는 10월 10일부터 11일까지 양일 동안 29차 총회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회의는 한-미 신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만들어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통상정책 방향, 한미 FTA 재협상 이슈뿐 아니라 한미동맹 강화, 동북아 안보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전경련은 ‘한·미 재계회의’를 통해, 어떠한 정치적 상황에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단단한 결속실리 외교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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